
넥슨 대학생 게임잼 재밌넥 2026 참여 후기 및 회고
재밌넥 2026에 참가하여 "맥락(Context)"이라는 주제로 2박 3일 동안 역사를 만들어가는 와리오웨어 라이크 게임을 제작했다.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넥슨에서 주최한 대학생 게임잼 "재밌넥 2026"에 참가했다. 비록 수상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3일 내내 정말 즐겁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628887450-3f0d1246-b0d9-4d6d-9815-6d6c033472a4.gif
빅뱅부터 미래까지 — 당신이 만드는 세계
재밌넥 2026 · 주제 「맥락(Context)」
이번 재밌넥의 주제는 "맥락(Context)"이었다. AI 시대에, 그것도 넥슨 최초의 AI Native 게임잼에 걸맞은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워낙 막연한 개념이라 처음에는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시대적·역사적 맥락을 만들어가는 역사 와리오" 라는 콘셉트로 팀원을 모집하는 팀을 발견했고, 주제에 완전히 꽂혀 곧바로 합류하게 되었다.
4명 전원 "컴퓨터공학부" 학부생으로 구성된 팀
이번 재밌넥은 AI Native 게임잼답게, 모집 단계에서부터 포지션 구분이 없었다. 참가자 모두가 "게임 제작자"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기획·아트·프로그래밍의 경계를 허물고 힘을 합쳐 최고의 게임을 만든다 — 그것이 이번 재밌넥이 가진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꽤 빠르게 결성된 팀이었지만(아마 전체 팀 중 세 번째로 결성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팀은 전원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공대생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약간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재밌넥이 AI Native 게임잼이었던 만큼, 못 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이번 잼의 취지를 생각하면, AI 활용 면에서는 우리 팀이 더 강점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BandiView20260729041705.jpg IMG4659.jpg
그렇게 만들어낸 병맛 넘치는 미니게임들
assetsHighlight.png
우리는 포토몽타주 기법의 사실적인 실사풍 디자인을 게임의 아트 콘셉트로 확정했다. AI로 게임 에셋을 만들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었다. 최초 산출물 에셋을 다시 이미지 생성의 레퍼런스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게임 전체의 디자인 기조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다섯 번째 팀원인 AI가 만들어낸 에셋들을 우리의 아이디어와 결합해서, 병맛 넘치는 마이크로 게임들을 완성할 수 있었다.
Honeycam 2026-07-30 23-53-29.gif Honeycam 2026-07-30 23-56-17.gif
내가 기여한 것들
게임의 코어 시스템 구현
프로토타입을 구현할 때는 처음에 미니게임을 씬 단위로 만들었다. 하지만 와리오웨어 라이크 장르 특성상 35초 분량의 마이크로 게임이 빠른 호흡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모든 마이크로 게임을 씬으로 구현하고 씬 전환으로 넘기는 방식은 전환 시 미세한 랙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각 마이크로 게임을 프리팹으로 구현하고, 중앙의 플레이어가 이를 실행하는 구조로 결정했다.
cs /// /// 모든 미니게임의 공통 수명주기를 정의하는 추상 베이스 클래스. /// 프리팹 단위로 만들어 가 프리로드해 두었다가 /// 명령이 오면 로 재생하고, 끝나면 로 통지받는다. /// public abstract class MiniGame : MonoBehaviour { //... 생략...// public event Action Finished;
// ── 파생 클래스 훅 ── /// 파생 클래스에서 실제 게임 시작 처리를 구현한다. protected abstract void OnPlay();
/// 파생 클래스에서 상태를 초기 값으로 복원하는 처리를 구현한다. protected abstract void OnStopAndReset(); //... 생략...// }
여기에 더해, 미니게임을 제작할 때 따라야 할 계약 사항들도 정리해 문서화해 두었다. 여러 AI 세션에서도 일관되게 프로젝트 규약을 따를 수 있도록, 그리고 팀원 모두가 게임을 병렬로 제작해 협업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
plaintext
미니게임 개발 계약 (MiniGame Contract)
와리오웨어류 미니게임을 새로 만들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약이다. 공통 베이스는 Assets/01Scripts/Core/MiniGame.cs, 재생기는 Assets/01Scripts/Core/MiniGamePlayer.cs. 실제 구현 예시는 Assets/01Scripts/Minisha/RubMiniGame.cs 참고.
///...후략...///
이 외에도 미니게임 실패 시 발동되는 패널티 효과의 기본 시스템과 계약 문서, 카메라 효과 제어 매니저 등 코어 기능을 구현해서, 각 미니게임을 만들 때 손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제작한 마이크로 게임들
제목-없음-1.jpg
- 고인돌 윗돌 덮기 게임
- 아르키메데스 목욕탕에 넣기 게임
- 마녀찾기 게임
- UFO로 소 납치하기 게임
을 제작했다.
후처리 쉐이더
제목-없음-3.jpg (좌: 쉐이더 적용 전 / 우: 쉐이더 적용 후)
HLSL로 쉐이더를 직접 작성해 본 경험은 없었지만, 3학년 때 컴퓨터그래픽스 수업을 수강하며 그래픽 렌더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초 지식은 갖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커스텀 쉐이더를 작성했고, 게임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한 주요 콘셉트는 바로 PS1 Aesthetic, 최근 호러 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플레이스테이션1 감성'이다. 1990년대 중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 콘솔의 기술적 한계에서 탄생한 독특한 시청각 스타일을 일컫는 말로, 특유의 저화질과 텍스처 떨림에서 오는 몽환적이고 음산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우리 게임에 적용하면 일종의 킥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최종적으로 픽셀레이트, 색상 양자화(+디더링), CRT풍의 배럴 디스토션(오목한 렌즈 왜곡), 수평 방향 지터 노이즈 등의 효과를 구현해 적용할 수 있었다.
아쉬웠던 것들
고정된 순서로 재생되는 마이크로 게임들
사건들을 완벽한 순서로 정렬하지는 못했지만, 대략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게임들을 배치하다 보니 매 플레이마다 동일한 순서로 마이크로 게임이 재생되는 결과가 됐다. 역사적 사건들의 시간순을 완벽하게 고증하지도 못했고, 반복 플레이의 재미도 반감된 것 같다.
특히 우리 게임은 특정 미니게임의 성공/실패가 엔딩 롤의 내용과 생성되는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구조였다. 반복 플레이 시 매 세션마다 달라지는 엔딩이 핵심 요소였는데, 이 부분을 그 당시에는 미처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아쉽다.
차라리 원작 메이드 인 와리오의 문법을 충실히 따랐다면 어땠을까
우리 게임은 와리오웨어 라이크로 35초 길이의 마이크로 게임이 쏟아져 내려오는 형식에서는 원작과 동일한 구성을 갖지만, 몇 가지 차별점을 두기로 했다.
- 별도의 라이프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작은 4칸의 라이프를 갖고 게임을 실패할 때마다 라이프가 소진되며, 모두 소진되면 게임 오버 또는 부활전을 치르는 방식이다. 반면 우리 게임에는 별도의 라이프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미니게임을 실패해도 시간은 계속 흐른다"는 콘셉트에서 나온 설정이었다.
- 특정 게임은 실패 시 즉시 엔딩으로 이동한다.
인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 게임을 실패했을 경우다. 예컨대 선사시대 인류가 불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인류는 2222년 미래 시점까지도 불을 밝히지 못한 선사시대에 머무는 엔딩으로 즉시 이동한다.
물론 이러한 고유 규칙이 우리 게임만의 특징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차라리 원작 메이드 인 와리오의 규칙을 차용해 적어도 각 시대 안에서는 게임 실행 순서를 랜덤으로 섞거나, 아예 각 시대를 스테이지로 분리해 스토리·서사를 보강하는 방안이 지금 돌아보면 더 나은 접근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마이크로 게임의 볼륨을 더 늘릴 수 있었을까
제한된 시간 안에 마이크로 게임의 가짓수를 무작정 늘리면 전체 게임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잠을 좀 더 줄여서라도, 혹은 AI 에이전트를 더 적극적으로 투입해서라도 게임의 가짓수를 늘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 가짓수가 많아졌다면 각 시대를 스테이지로 나눌 수도 있었을 것이고, 랜덤성을 강화해 매 판 똑같은 게임을 보는 대신 30개의 미니게임 중 20개만 무작위로 골라 플레이하게 함으로써, 반복 플레이 때마다 처음 보는 미니게임을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마치며
새벽에 미니게임을 만들면서, 그리고 팀원들이 만든 미니게임들을 보면서 정말 배꼽을 잡고 웃었던 것 같다. 비록 수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박 3일 내내 게임을 만들며 정말 즐겁게 참여했다. 만약 '재밌게 즐겼음도르' 상이 있었다면 우리 팀이 1등을 하지 않았을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제 4학년이라 내년 재밌넥에는 참여가 어려울 것 같지만, 만약 올해 졸업하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꼭 다시 참여해볼 생각이다.
20260726182704.jpg 2박 3일을 함께한 팀원들 A12I1658.jpg A12I1735.jpg
🌌 당신의 세계는 어떤 모습입니까? 🌌
Made with ☕ and 😴 in 3 days · NEXON Game Jam
